아이고 어떡해 나 반한 것 같애
아 아니야 오늘은 장난 아니야
I’ll go right to her 나 고백할 거야
woo she’s ma girl friend 오늘부터

아 어떡해 쿵쾅대요 심장이 또 쿵쾅대
아 어떡해 쿵쾅대 내 마음이 또 쿵쾅대

신나라 점점 가까워지니까
but I’ll be so cool 눈치도 못 채게
I’ve never fell in love with someone
this so hard
난 첫눈에 빠질 리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고 어떡해 푹 빠진 것 같애
아 얘들아 나 정말 여자친구 생겼어
I’ll go right to her 나 고백할 거야
woo she’s ma girl friend 오늘부터

아 어떡해 쿵쾅대요 심장이 또 쿵쾅대

I just want a minute woo
쿵쾅대요 심장이 그녀를 진짜 사랑해
Oh baby
(이미 끝났어 너를 봤을 때 
Oh oh oh darling
but i’ve got to stay still 
woo 어떡해)

신나라 점점 더 빠져드니까
난 첫눈에 빠질 리 없을 줄 알았는데
I’ve never fell in love with someone
this so hard
내 심장은 터질 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고 어떡해 또 반한 것 같애
I’m excited 그녀를 정말 사랑해


----




여드름 때문에 꽤나 신경쓸 것 같은 피부에 군복 입고 슈스케에 등장할 때부터 좋아했던 김정환 상병, 아니 에디킴. 아침에 실검 떠있어서 무슨 안좋은 일 생겼나 놀랬는데 연애한다고.... 아... 연예기사들의 저 "열애"라는 단어 정말 "극혐"이다. 열렬히 사랑한다가 아니라 기쁘게 사랑한다라는 뜻이겠지만 도저히 저 "열렬히"의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걸. 저 단어가 쓰이는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그 옛날 누구랑 누구 "사귐" 이런 우리말로 제목을 뽑기가 거시기하다고 느낀 어떤 기자가 고민고민하다가 열애라는 (이제는 고색창연하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한자어를 발굴해서 쓰기 시작했던게 아닐까. (그 첫번째는 언제였을까? 자유 연애 패러다임이 퍼지기 시작했던 개화기 때?) 하지만 저 단어가 유명인들의 연애 보도를 알리는 (소위) "뉴스"에 지배적으로 쓰이는 현상의 기저가 소비주의/물질주의의 아이콘이자 전도사인 셀럽들의 애정 관계에 굳이 "열렬히"의 강도를 부여함으로써 "열애"와 같은 연애 상품을(혹은 관계를)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의 무의식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하면 지나친 망상일까. 뭐 연예부 기자들이 열렬할 열과 기쁠 열을 구분하면서 쓰는지도 잘 모르겠다. 각설하고, 두 분 즐겁게 연애하시고 에디는 애인 생겼다고 더 놀지말고 노래 좀 자주 내주세요 제발. 달달한 사랑노래든, 질질 짜는 이별 노래든 뭐든지 귀중히 듣겠읍니다. 


글변비를 뚫어보고자 간만에 블로그나 해야지, 그럼 6월이 가기전에 에디킴 찬양글이나 한번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는 "열애설"이 터져서 딴길로 샜네. 본론으로 돌아가서, 에디킴!!!!!!!!!!!!!!!!!!!!!!!! 내가 참 애정합니다!!!!!!!!!!!!!!!!!! 현재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20대 솔로 남자 뮤지션들 중 가장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을 뽑으라면 에디킴이라고 생각하는데, 있는 집 자식이 음악을 잘 배운것도 모잘라서 잘 하니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클래식 배워둔거 칭찬해) 미니앨범 1, 2집만 들었을 때는 기타를 기똥차게 잘 치는 송라이터 포지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각종 라이브랑 최근에 낸 싱글들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싱어로서도 엄청나다. 특히 이번 싱글은 그의 디스코그라피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 너무 기대되게 만드는 터닝포인트인듯. 에디킴이 인터뷰에서 많이 하는 말이 1) 윤종신이 차트 신경쓰지 말고 너 하고 싶은 음악하라고 조언했다는 거랑, 2) 유행하는 음악보다는 10년, 20년이 지나도 부끄럽지 않은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던데, 이번 노래를 듣고 있으면 뮤지션으로서의 중심이 확실히 느껴진다. 레트로 소울 사운드가 한국 대중가요에서 이렇게 구현되다니. 리듬과 연주와 가사와 노래가 이렇게 찰떡같이 결합하다니. 치명적이고 중독적이다. 그저 감탄, 또 감탄.


"아이고 어떡해 나 반한것 같애"로 시작하는 첫 줄부터 귀르가즘에 황홀하다. 사실 이번 싱글의 최고 치임 포인트는 발음을 고려한 가사 센스와 그걸 살리는 끈적한 보컬. "아이고"와 "I will go"의 두운! "같애"의 "가테이" 발음! (호주 영어 듣는것 같다. 에디야, 보스턴에서도 그런 사투리 쓰니?) 신나라는 "Sin, na-rah"로! 여튼 정식 음원만 듣다가 한동안 발 끊었던 유튜브에 그저께 다시 접속했더니 딩고 라이브가 나와있었네? 히죽히죽 웃으면서 다섯번 연속으로 돌려봤다. 라이브 실화냐. 감사합니다 딩고 선생님들. 담에 코인 노래방 가면 나도 꼭 부를테다. 크러쉬 신보 나오는 30일까지 열심히 앓을게요.단독 콘서트 언제 합니까? 




*<팔당댐> 때도 그랬지만 뮤비랑 앨범 아트워크에도 제대로 신경 썼다.

그냥 흔들려서 쏟아지는 커피잔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카페인 overdose인 상황인거네. 쿵쾅대요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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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여니 침대 위에 슬픔이 누워있어 그 곁에 나도 자리를 펴네 오늘 하루 어땠냐는 너의 물음에 대답할 새 없이 꿈으로 아침엔 기쁨을 보았어 뭐가 그리 바쁜지 인사도 없이 스치고 분노와 허탈함은 내가 너무 좋다며 돌아오는 길 내내 떠날 줄을 몰라 평정심, 찾아헤맨 그이는 오늘도 못 봤어 뒤섞인 감정의 정처를 나는 알지 못해 비틀 비틀 비틀 비틀 비틀거리네 울먹 울먹 울먹이는 달그림자 속에서 역시 내게 너만 한 친구는 없었구나 또다시 난 슬픔의 품을 그렸어 내일은 더 나을 거란 너의 위로에 대답할 새 없이 꿈으로 평정심, 찾아 헤맨 그이는 오늘도 못 봤어 뒤섞인 감정의 정처를 나는 알지 못해 비틀 비틀 비틀 비틀 비틀거리네 울먹 울먹 울먹이는 달그림자 속에서 역시 내게 너만 한 친구는 없었구나 또다시 난 슬픔의 품을 그렸어



------


이 노래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만든 노래일까? 혼탁한 매일매일 평정심을 갈구하는 내가 쉴 곳은 결국 슬픔의 품이라는, 어찌보면 비정한 내용을 어쩜 이렇게 곱게 풀어냈지. 선공개 곡에 살짝 실망해서 3집이 좀처럼 귀에 안와닿았었는데 최근에 와서야 앨범에 숨겨져 있던 음악들이 조금씩 들린다. (하지만 후렴구의 코러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촌스럽다)


n년간 라이트 리스너로 살아오면서 나름 파악한 하나의 경향이 있다면, 솔로 뮤지션보다 밴드 뮤지션들의 한계가 더 빨리 온다는 점이다. (솔로 뮤지션이 좀더 운신의 폭이 넓어서 그런거 아닐까) 뮤지션들의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1집 - 돈은 좀 없는 티가 나지만 어쨌든 신선함 

2집 - 1집을 계승하되 돈과 야심이 투여된 게 사운드의 퀄리티로 느껴짐 

3집 - 1, 2집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기가 잘하는 음악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 양쪽을 담음 

4집 - 이제는 뭐하지?


성격이 뭘 하나 오래 좋아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3집 혹은 4집이 고비다. 3집에서 소위 "뷔페식 밸런스"가 깨지면 흥미가 식고, 설령 3집을 무사히 성공시키더라도 4집에 다다르면 자기복제의 함정에 빠지거나 아니면 고유의 개성을 잃고 갑자기 평범해져버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뭐 앨범을 연속해서 히트시키는게 더 어려운 일이긴 하겠지만 중간중간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어떤 방향성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


어쨌든 9숫은 중간중간 EP가 껴있긴하지만 3집까지는 고유의 매력을 잘 지키면서 충실하게 발전하고 있는 밴드다. 오히려 이 밴드는 비정규앨범을 통해 발표하는 음악으로 새로운 에너지와 활력을 보충하는 것 같기도 하고. (9숫의 모든 정규/비정규 앨범 중에 가장 내가 좋아하는 건 역시 3집 이전에 나온 빙글 시리즈!) 인터뷰나 앨범 설명을 통해 추정하건대 송재경은 영리하기도 하지만 시야가 매우 넓은 사람같다. 자기 철학과 밴드의 비전을 참 잘 조화시킨 것 같은. 4집 주제도 벌써 잡아놨다고 하니 아직까지는 4집이 기대된다. 아 부러워. 방향성이 있는 삶이란, 자기가 주도하는 비전의 힘이란 얼마나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오는 것일까




9숫은 앨범 아트웍도 참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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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e, in Whales"
Our legs of yellow skin next to one another,calves spread, I think of beached whales, the arcs of their bellies,clean and gleaming. A whale would lie in the shapeof something cold, the body sipping on itselflike a drain. Gravity sucks a whole whale onto sand.You study Korean, whispering, Murorŭda, murorŭda,meaning, literally, Water rises, but really meaning to improve orto rise in sap, in springtime trees. Come spring, it will be your birthday.We will have seaweed soup, supply our blood with oxygen.Do you know that Koreans do that, because, hundreds of years past,they saw whales eating seaweed after giving birth?You cross your legs, their hair black and coarse like my father’sand my grandfather’s across the ocean. And do you know that whales have hair?Perhaps a sign of their past, when they walked the earth?Summer of years past: your father across the same ocean to bring youto America, where you would grow up speaking a languagedifferent from mine. Do you know that whales, too, detect where one another comes fromthrough song? That music I hear is yours and ours. Murorŭda.Murorŭda. Water rises. Whales die in this year’s hot winter.Your father has told you of the summer, the dank heat.Your foster mother ran after you, you already asleep in your father’s arms,wailing your name. You will not be called by that name the next dayand years will pass by. But when you’re ten you will write about that storyand spell “wail” as the animal, whose breath is a distance, spouting steam,the great animal that becomes crushed by air and sprayed with wordsMan’s Fault. And yes, so perhaps the world will end in water, taking with itall loving things. And yes, in grace. Only song, only buoyancy. You rise nowwhispering, Murollida, murollida. Meaning, literally, to raise water,but really meaning to bring water to a boil.



     시간, 고래에 담긴 (번역 by me)
누르스름한 피부로 싸인 다리들이 종아리를 쭉 뻗은 채 나란하나는 해변에 밀려온 고래를 생각한다, 그들의 배가 만들어낸 곡선,깨끗하고 반짝이는. 고래는 무언가 차가운 것의모양으로 누워있다, 마치 배수구처럼자기 몸을 조금씩 빨아들이면서. 중력은 고래의 전부를 모래로 파묻는다.너는 한국어를 공부 중이다, 물오르다, 물오르다를 속삭이면서그건, 문자대로라면 물이 상승한다는걸 가리키지만, 사실은 나아지다 혹은봄철의 나무에, 수액이 차오르다를 뜻해. 봄이 되면, 네 생일이 오겠지.우리는 미역국을 먹고, 피에 산소를 공급할 거야.한국인들이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수백년 전,새끼를 낳은 고래가 미역을 먹는 걸 보았기 때문이라는 거 알아?너는 다리를 꼬고, 다리의 털은 저 대양 건너편에 있는내 아버지의 것, 내 할아버지의 것처럼 거칠다. 그런데 고래도 털이 있는거 알아?아마도 과거의 흔적이겠지, 그들이 땅을 걷던 시절의.수년의 여름 , 너의 아버지도 같은 대양을 건너 이리로 너를 데려왔어네가, 나와는 다른 언어를 말하며 자라난 이 곳미국으로.  고래도, 서로가 어디서 왔는지노래로 구분하는 거 알아? 내가 듣는 그 음악은 너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기도 해. 물오르다.물오르다. 물이 상승하다. 고래는 일년 중 이 더운 겨울에 죽는다. 네 아버지는 그 해 여름에 대해 말했었지, 그 습했던 열기.네 이름을 울부짖으면서, 너의 양모는 너를 쫓았지만너는 네 아버지 팔에 안겨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너의 그 이름은 불리지 않았고 그대로 몇 년이 흘렀다. 그러나 열살이 되자 너는 그 이야기에 대해 쓰고,그 동물의 철자 대신 "울부짖다"적는다. 먼 곳까지 닿는 숨을 쉬고, 증기를 내뿜는,공기로 인해 쭈그러지고 인간의 탓이라는 말이 휘갈겨진,그 거대한 동물. 아, 맞아. 아마 세계는,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물에 잠길지도 몰라. 그리고, 그건 우아할거야. 오직 노래, 오직 부력만이 있을 뿐. 너는 이제 물올리다, 물올리다를 속삭이며 일어선다. 그 말은, 문자로는 물을 올리다지만, 사실은 물을 끓인다를 뜻하지.




사진 출처: We Resist



요새 너무 덕질만 하고 공부도 안하고 책도 안 읽고 영화도 안보고 하는 것 같아서 주말 내내 반성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이건 거짓부렁이다. 반성이라고 해봤자 물론 인터넷하고 음악 듣고 티비 다 보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뉴요커에 들어가 글을 몇 편 읽었으며, 그러다가 글쓴이가 한국인스런 이름을 발견하고 클릭해보았는데 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블로그에 옮겨온다. (원래 페이지로 가면 시인의 낭독도 들을 수 있다!윤정민 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에밀리 윤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구글링 해보니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이시고 시도 계속 쓰시는... 공부만으로도 엄청 빡셀텐데 그 와중에 창작활동까지 이렇게 해내는 대단한 분이셨다. 리스펙트. (나샛기 반성할 마음 안드냐? 제발 정신차리고 공부 좀 해...)


한 열흘 간 굳어있던 뇌를 조금 풀기 위해, 그리고 공부를 안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한국어로 옮겨보았는데 역시나 시 번역은 참 어렵다. 그래도 말과 호흡을 고르면서 간만에 텍스트를 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네. 


감상을 정돈해서 적기에는 힘들고 그냥 아름다운 점만 주절주절 적어보련다. 물을 오르며, 물을 올리며 숨을 쉬는 고래. 때로는 울음처럼 들리는, 먼 데서 들려오는 그들의 숨소리. 고래의 털은 그들이 한 때 우리같은 포유류였다는 증거. 같은 피부에 싸여 네 다리와 나란히 펼쳐져 있는 내 다리.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네. 그 옛날, 우리 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가 있는 저 바다 너머를 건너온 너. 이제서야 한국어를 배우는 네가 건너야 할 언어의 바다는, literal한 의미와 real한 뜻 간에 놓여있는 사이만큼이나 넓거나 혹은 고래의 등처럼 검푸르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노래를 통해 서로 발견해낸걸까? 이같은 조각들이 어우러져있는 시는 자그마한 방 안에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transoceanic한 공간을 파도처럼 오갔던 수만 세기의 시간을 불러내고, 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흐름과 연결과 공존의 공감각이 바로 이 시의 매력인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고래가 미역을 먹는 것을 예전의 누군가 보았기 때문이라고? 세상에 너무 멋지잖아! 오직 노래, 오직 부력만이 존재하는 물의 세계를 우아하게 유영하는 고래들. 미역을 먹고 피를 만들어내며 억겁의 시간을 통과해온 그들은 우리의 조상이었던 걸까. 그렇다면 네가 건너온 그 깊고 넓은 바다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 곳은 고래가 사는 세상이니까. 물을 오르며, 물을 올리며. 울부짖으며.



*고래와 관련해서 찾아보니 beached whale이라는 표현이 왕왕 쓰이네. 그런데 과학자들도 왜 고래가 뭍위로 올라오는지 그 이유를 아직 못 밝혀냈다고.


**고래가 땅에서 죽는 이유는 단순히 숨을 못 쉬어서가 아니라, 부력이 사라지면서 그의 폐가 몸무게로 인해 바로 짓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시인은 공기에 의해 쭈그러지고, 중력에 의해 모래에 파묻히는 고래의 죽음을 정직하게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Man's Fault라는 말은 실제 영국 해변에 죽어있던 고래들에게 탈핵운동가들이 스프레이로 써넣었던 구호라고 하네. 시인은 이 이미지에서 시를 시작한걸까. (아니면 you 같은 사람과 in relationship 중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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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높게 올려줄 때 
발이 땅에 닿지 않아 
그대가 높게 올려줄 때 
너무 높아 어지로와 
하지만 난 널 지울 수도 
널 가질 수도 없단 걸 알고 있니
너의 눈과 입과 몸과 모두 내게 줘 
그대의 슬픔까지 다 내게 줘요 
하지만 난 널 지울 수도 
널 가질 수도 없단 걸 알고 있니 
너의 눈과 입과 몸과 모두 내게 줘 
그대의 슬픔까지 다 내게 줘요


---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쁘다는 날은 정말 밖에 잠시만 나갔다와도 얼굴이 따가운 요즘, 며칠 동안 모래 폭풍 속을 걷는 꿈을 매일 꾸었다.

몸을 한껏 웅크리고 후드를 쓰고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걸어도 어느새 입과 눈에 모래가 차오른다.

지근거리는 입 속 알갱이들을 뱉어내려고 애쓰다보면 어느 새 현실의 나도 켁켁대고 있더라. 

이불을 벗어나기 싫어서 마른 침을 삼켜보지만 도저히 일어나서 물을 안마시면 버틸 수 없어지고, 그 덕분에 기상 시간이 엄청나게 빨라졌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자면서 듣는 음악하고도 상관이 있을까 싶어졌네. 온몸을 휘감는 강렬한 노이즈의 뒤틀린 공감각. 조용한 곳에 가서 정말 좋은 오디오로 들어보고 싶은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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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imes we had oh, when the wind would blow with rain and snow were not all bad we put our feet just where they had, had to go never to go the shattered soul following close but nearly twice as slow in my good times there were always golden rocks to throw at those who, those who admit defeat too late those were our times, those were our times and i will love to see that day that day is mine when she will marry me outside with the willow trees and play the songs we made they made me so and i would love to see that day that day was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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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참 신기해.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토스카나의 한 농가 뒷마당에 앉아 내리쬐는 햇빛과 포도 덩굴의 그늘을 바라보며 이름없는 와인을 홀짝거리고 있는 그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 정작 나는 이탈리아에 한번도 안가봤단 말이지. 


분노에 가득찬 일기를 마구 쓰다가 그냥 덮었다. 혼탁한 세상, 아름답고 예쁘고 신나는 음악을 아무리 들어도 마음을 다잡기는 참 쉽지 않아. 하긴 뭐 언제는 그게 됐을까. 쓰고 싶은 글과 써야하는 글이 모두 밀려있는 상황. 우선 써야하는 글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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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가 듣고 싶은 찬사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당신의 글을 읽기 위해서 그 작품들을 봤어요.” 내가 김혜리에게 하고 싶었으나 아직 못 한 말은 이것이다. “당신처럼 써보고 싶어서 영화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어요.” 그의 글은 다음 네 요소로 이루어진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첫째, 분석. 분석이란 본래 해체했다가 재구성하는 일이어서 작품에 상처를 입히기 십상인데 그가 우아하게 그 일을 할 때 한 편의 영화는 마치 사지가 절단되어도 웃고 다시 붙으면 더 아름다워지는 마술쇼의 주인공처럼 보인다.

    둘째, 인용. 그의 말이 지나치게 설득력이 있어 괜히 반대하고 싶어질 때쯤 되면 그는 그가 검토한 해외 인터뷰나 영화평들 중에서 중요한 코멘트를 적재적소에 인용해 독자로 하여금 이 영화의 모든 관계자들이 그의 글을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셋째, 비유. 그가 개념적, 논리적 서술을 훌륭하게 끝낸 후에 정확한 문학적 비유로 제 논지를 경쾌하게 재확인할 때면 그의 글은 매체(영상과 문장) 간 매력 대결의 현장이 되는데 그는 결코 영화를 이기려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지도 않는다.

    넷째, 성찰. 그는 영화 서사에 잠복돼 있는 ‘윤리적’ 쟁점에 극히 민감한데 그럴 때마다 특유의 실수 없는 섬세함을 발휘해 현재로서는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이 이것이겠다 싶은 결론을 속삭여주곤 한다.

    세상에는 객관적으로 잘 쓴 글들이 많지만 김혜리의 글이 내게는 주관적으로도 그렇다. 그의 어휘, 수사, 리듬 등에서 나는 나를 거슬리게 하는 그 어떤 것도 발견해내지 못한다. 그는 나의 전범 중 하나다. 나는 그냥 잘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처럼’ 잘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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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 기자의 새 책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에 실린 신형철 평론가의 추천사. 과연 김혜리 기자의 글만큼이나 빛나는 단정하고 정갈한 글이다. 무엇보다도 좋은 비평의 요소란 정말로 저 네 가지가 아니던가. 비평이 하나의 집이라면 분석과 인용, 비유와 성찰 저 네 기둥 중 하나만 빠져도 무너지고만다. 또 그중에서도 마술쇼의 주인공이라는 저 비유가 참 좋다. 비평이라는 권력을 남용하지 말것. 함부로 대상을 난자하고 제멋대로 파헤치지 말것. 깨진 조각과 찢어진 살점을 조심스레 주워담을 것. 결국 비평의 목적은 대상에 대한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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