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in Whales"
Our legs of yellow skin next to one another,calves spread, I think of beached whales, the arcs of their bellies,clean and gleaming. A whale would lie in the shapeof something cold, the body sipping on itselflike a drain. Gravity sucks a whole whale onto sand.You study Korean, whispering, Murorŭda, murorŭda,meaning, literally, Water rises, but really meaning to improve orto rise in sap, in springtime trees. Come spring, it will be your birthday.We will have seaweed soup, supply our blood with oxygen.Do you know that Koreans do that, because, hundreds of years past,they saw whales eating seaweed after giving birth?You cross your legs, their hair black and coarse like my father’sand my grandfather’s across the ocean. And do you know that whales have hair?Perhaps a sign of their past, when they walked the earth?Summer of years past: your father across the same ocean to bring youto America, where you would grow up speaking a languagedifferent from mine. Do you know that whales, too, detect where one another comes fromthrough song? That music I hear is yours and ours. Murorŭda.Murorŭda. Water rises. Whales die in this year’s hot winter.Your father has told you of the summer, the dank heat.Your foster mother ran after you, you already asleep in your father’s arms,wailing your name. You will not be called by that name the next dayand years will pass by. But when you’re ten you will write about that storyand spell “wail” as the animal, whose breath is a distance, spouting steam,the great animal that becomes crushed by air and sprayed with wordsMan’s Fault. And yes, so perhaps the world will end in water, taking with itall loving things. And yes, in grace. Only song, only buoyancy. You rise nowwhispering, Murollida, murollida. Meaning, literally, to raise water,but really meaning to bring water to a boil.
시간, 고래에 담긴 (번역 by me)
누르스름한 피부로 싸인 다리들이 종아리를 쭉 뻗은 채 나란하다나는 해변에 밀려온 고래를 생각한다, 그들의 배가 만들어낸 곡선,깨끗하고 반짝이는. 고래는 무언가 차가운 것의모양으로 누워있다, 마치 배수구처럼자기 몸을 조금씩 빨아들이면서. 중력은 고래의 전부를 모래로 파묻는다.너는 한국어를 공부 중이다, 물오르다, 물오르다를 속삭이면서그건, 문자대로라면 물이 상승한다는걸 가리키지만, 사실은 나아지다 혹은봄철의 나무에, 수액이 차오르다를 뜻해. 봄이 되면, 네 생일이 오겠지.우리는 미역국을 먹고, 피에 산소를 공급할 거야.한국인들이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수백년 전,새끼를 낳은 고래가 미역을 먹는 걸 보았기 때문이라는 거 알아?너는 다리를 꼬고, 다리의 털은 저 대양 건너편에 있는내 아버지의 것, 내 할아버지의 것처럼 거칠다. 그런데 고래도 털이 있는거 알아?아마도 과거의 흔적이겠지, 그들이 땅을 걷던 시절의.수년의 여름 전, 너의 아버지도 같은 대양을 건너 이리로 너를 데려왔어네가, 나와는 다른 언어를 말하며 자라난 이 곳미국으로. 고래도, 서로가 어디서 왔는지노래로 구분하는 거 알아? 내가 듣는 그 음악은 너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기도 해. 물오르다.물오르다. 물이 상승하다. 고래는 일년 중 이 더운 겨울에 죽는다. 네 아버지는 그 해 여름에 대해 말했었지, 그 습했던 열기.네 이름을 울부짖으면서, 너의 양모는 너를 쫓았지만너는 네 아버지 팔에 안겨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너의 그 이름은 불리지 않았고 그대로 몇 년이 흘렀다. 그러나 열살이 되자 너는 그 이야기에 대해 쓰고,그 동물의 철자 대신 "울부짖다"를 적는다. 먼 곳까지 닿는 숨을 쉬고, 증기를 내뿜는,공기로 인해 쭈그러지고 인간의 탓이라는 말이 휘갈겨진,그 거대한 동물. 아, 맞아. 아마 세계는,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물에 잠길지도 몰라. 그리고, 그건 우아할거야. 오직 노래, 오직 부력만이 있을 뿐. 너는 이제 물올리다, 물올리다를 속삭이며 일어선다. 그 말은, 문자로는 물을 올리다지만, 사실은 물을 끓인다를 뜻하지.
사진 출처: We Resist
요새 너무 덕질만 하고 공부도 안하고 책도 안 읽고 영화도 안보고 하는 것 같아서 주말 내내 반성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이건 거짓부렁이다. 반성이라고 해봤자 물론 인터넷하고 음악 듣고 티비 다 보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뉴요커에 들어가 글을 몇 편 읽었으며, 그러다가 글쓴이가 한국인스런 이름을 발견하고 클릭해보았는데 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블로그에 옮겨온다. (원래 페이지로 가면 시인의 낭독도 들을 수 있다!) 윤정민 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에밀리 윤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구글링 해보니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이시고 시도 계속 쓰시는... 공부만으로도 엄청 빡셀텐데 그 와중에 창작활동까지 이렇게 해내는 대단한 분이셨다. 리스펙트. (나샛기 반성할 마음 안드냐? 제발 정신차리고 공부 좀 해...)
한 열흘 간 굳어있던 뇌를 조금 풀기 위해, 그리고 공부를 안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한국어로 옮겨보았는데 역시나 시 번역은 참 어렵다. 그래도 말과 호흡을 고르면서 간만에 텍스트를 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네.
감상을 정돈해서 적기에는 힘들고 그냥 아름다운 점만 주절주절 적어보련다. 물을 오르며, 물을 올리며 숨을 쉬는 고래. 때로는 울음처럼 들리는, 먼 데서 들려오는 그들의 숨소리. 고래의 털은 그들이 한 때 우리같은 포유류였다는 증거. 같은 피부에 싸여 네 다리와 나란히 펼쳐져 있는 내 다리.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네. 그 옛날, 우리 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가 있는 저 바다 너머를 건너온 너. 이제서야 한국어를 배우는 네가 건너야 할 언어의 바다는, literal한 의미와 real한 뜻 간에 놓여있는 사이만큼이나 넓거나 혹은 고래의 등처럼 검푸르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노래를 통해 서로 발견해낸걸까? 이같은 조각들이 어우러져있는 시는 자그마한 방 안에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transoceanic한 공간을 파도처럼 오갔던 수만 세기의 시간을 불러내고, 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흐름과 연결과 공존의 공감각이 바로 이 시의 매력인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고래가 미역을 먹는 것을 예전의 누군가 보았기 때문이라고? 세상에 너무 멋지잖아! 오직 노래, 오직 부력만이 존재하는 물의 세계를 우아하게 유영하는 고래들. 미역을 먹고 피를 만들어내며 억겁의 시간을 통과해온 그들은 우리의 조상이었던 걸까. 그렇다면 네가 건너온 그 깊고 넓은 바다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 곳은 고래가 사는 세상이니까. 물을 오르며, 물을 올리며. 울부짖으며.
*고래와 관련해서 찾아보니 beached whale이라는 표현이 왕왕 쓰이네. 그런데 과학자들도 왜 고래가 뭍위로 올라오는지 그 이유를 아직 못 밝혀냈다고.
**고래가 땅에서 죽는 이유는 단순히 숨을 못 쉬어서가 아니라, 부력이 사라지면서 그의 폐가 몸무게로 인해 바로 짓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시인은 공기에 의해 쭈그러지고, 중력에 의해 모래에 파묻히는 고래의 죽음을 정직하게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Man's Fault라는 말은 실제 영국 해변에 죽어있던 고래들에게 탈핵운동가들이 스프레이로 써넣었던 구호라고 하네. 시인은 이 이미지에서 시를 시작한걸까. (아니면 you 같은 사람과 in relationship 중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