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썼어 
눈이 조금 나빠졌나 봐 
요즘 나의 기분처럼 
흐릿한 내일처럼

달라 보인다고 해 
다른 사람 같다고 해 
안경 너머 내 눈을 잘 몰라봐 

제일 고생했던 눈 
너 떠난 뒤에 
모두 보기 싫어서 
항상 붉게 물든 노을 같던 눈 

모두 니 탓이야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이젠 잘 볼 거야 
또렷하게 보겠어 
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 

훨씬 멋있다고 해 
분위기 있다고 해 
가끔 스친 내 눈빛 잘 몰라봐
제일 고생했던 눈 
그리울 때마다 떠올리기 싫어서 
항상 붉게 물든 하늘 소리쳐 

모두 니 탓이야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이젠 잘 볼 거야 
또렷하게 보겠어 
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 

너무 잘 보이면 어쩌지
마주친 너도 잘 보이겠지 
너에게 눈이 멀었던 
그때가 더 그리워진다

모두 내 탓이야 
초점 흔들리는 내 탓이야 
내일 눈 떠보면 하얀 벽만 보이길
너란 무늬는 없어
너는 하나도 없어


----


내 플레이리스트... 6월에는 에디킴이 지배했고 7월에는 박재정인가... 미스틱 솔로 남자가수들 계속 흥하세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박재정도 슈스케 첫 등장때부터 내 픽이었다 ㅋㅋ 심지어 그 시즌은 다른 참가자들이 다 너무 별로여서 나의 원 앤 온리 픽이었음...

(내 취향도 참으로 소나무인데다 윤종신하고도 겹친다. 슈스케3는 김예림, 슈스케4는 에디킴, 슈스케5는 박재정...)


슈스케 예선 첫 곡으로 Stop this train 부르는 순간 이번 시즌은 너로 정했다! 했는데 그해 슈스케가 제대로 망하는 바람에 최연소 우승하고도 슈스케 버프 하나도 못 받은 비운의 발라더... 그래도 슈스케 내내 윤종신 노래를 많이 부르기도 했고 또 잘 불러서 미스틱 가서 좋은 곡 받길 바랬는데, 이번 곡이 여지껏 나왔던 곡 중 최고 퀄리티인듯.


규현하고 부른 <두 남자>도 참 좋아했는데, 이번 곡은 솔로 가수로서 본인이 갖고 장점이 잘 드러나도록 설계된 노래같다. 라스보다가 엔딩에 뮤비 나온거 보고 어? 신곡 나왔나 바로 검색했는데 음원 발매까지 좀 남았길래 날짜를 세면서 기다렸다. 아직 이십대 초반인데 저음도 탁월하고, 전반적으로는 김동률 70: 성시경 30 정도의 조합 같기도. 정석원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에 누가봐도 윤종신이 썼어요 하는 저 가사의 구체적 서정성이란. 팔월의 크리스마스로 위시되는 일련의 레퍼런스가 진하게 느껴지는 뮤비도 좋다. 무엇보다 노래 자체가 진짜진짜 어렵다. 이 노래를 받아놓고 2년동안 연습하고 재녹음했다는데 왜 그랬는지 알법도. (직전에 나온 월간 윤종신 5월 <여권>도 쉬운 곡은 아닌데, 이 곡에 비하면 몸풀기 연습 같이 들린다.) 이 노래로 활동 많이 하는것 같던데 라이브 영상 보면 전력을 쏟아서 부르는게 팍팍 느껴지고 때로는 힘에 부쳐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노래를 끝까지 끌고가는 끈기에 감탄하게 된다. 


<두 남자>도 그렇고 이번 노래도 그렇고 발라드 내기에는 날씨가 좀 덥지 않나 싶은데, 이번 노래는 SM이랑 하는 웹예능 푸시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었나 싶기도. 어쨌든 이 노래로 더 알려져서 드라마 ost도 하고 하반기에는 미니앨범도 나왔으면 좋겠네. 공연하면 갈테니 얼른 떠서 레퍼토리 착착 쌓으시길. 




'듣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새 듣는 노래들 + 덕질 영상  (0) 2018.04.24
Hoody - 한강  (0) 2017.09.08
에디킴 - 쿵쾅대  (0) 2017.06.28
9와 숫자들 - 평정심  (0) 2017.05.22
신해경 - 모두 주세요  (0) 2017.05.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