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급격히 나빠진건지,

뭔가 하나를 기억해 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ㅜㅜ


내가 좋아하는 것들, 자주 찾고 싶은 것들을 잘 정리해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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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e1 해체라니... 밀레니엄 이후의 케이팝 인더스트리에 가장 신선하고 중요한 발자국을 남긴 그룹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년엔가 공민지가 yg 나갈 때 이 그룹은 더 이상 예전같을 수 없겠구나 했었지만, 

(얘네 후기 앨범으로 갈 수록 노래 전반을 받치는건 실상은 민지였다고 생각. 쩌는 리듬감,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톤, 힘있는 발성까지... 공민지 없이는 얘네 네 명의 밸런스가 붕괴함.)


사실상 활동은 안하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해체 한다니 너무 아쉽다. 


덕분에 또 개미지옥 유튜브에서 열심히 영상 찾아보고 있네 ^^


정성하랑 콜라보한 영상은 진짜 영구보존해야 함. 앞으로 한 10년간은 멤버들 각자가 갖는 음색, 창법, 발음, 이런 개성들의 조합이 이렇게 안정적이면서도 또 유니크한 퀄리티로 나오는 걸그룹은 없을듯.


흠도 많았고 얼굴도 쳐다보기 힘들정도로 변했지만... 그래도 그 목소리가 너무 아까운 박봄. 어디서든 즐겁게 계속 노래 했으면 좋겠다. 

 

엉엉, 공부하기 싫어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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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뭘하고 계세요.

제가 없는 가을은 쓸쓸하지 않나요.

슬프지 않나요.


전에 제가 달리는 차 속에서 당신께 불러드린 노래 기억하나요.

너무 바삐 이별하느라 못한 말이 있어요.

사랑해요.


일산에서, 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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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폭염은 당최 끝날듯 끝나지를 않고, (오늘도 36도였다니...)

8월 초에는 오히려 태우겠다고 땡볕에 잘만 돌아다녔는데 갑자기 더위를 먹었나, 우울과 무력이 요새 또 도져서 큰일이다.

차가운 바닥에 하루종일 누워서 눈을 감았다 떴다만을 반복.

그래도 이럴 때 이소라 노래를 듣다보면 그녀의 압도적인 슬픔과 분노에 내 감정이 누그러지는듯 하다. 


앨범 버전은 좀 재지한 느낌이 있는데, 

이 라이브 버전은 본인이 직접 썼다는 저 엽서 때문인지 좀더 메마른 슬픔이 느껴진다. 


이렇게 곱게 부르는 초기 노래들도 듣고 싶고, 롸킹 스피릿이 번뜩이는 8집 노래들도 듣고 싶다. 눈앞에서 라이브로.

다음 콘서트는 꼭 놓치지않고 가야지. 


하지만 우선은 의자에 앉고, 허리를 세우고, 할 일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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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머리를 쥐어뜯다 간신히 어설픈 각주 한 줄을 써넣기까지 나는 이런 문장들을 읽고 있었다. 



"The very fact that women are able in general to mensturate, to develop another body unseen within their own, to give birth, and to lactate is enough to suggest a potentially dangerous volatility that marks the female body as out of control, beyond, and set against the force of reason." (Shildrick and Price, 3)


'... Plato seems to want to make very firm his insistence on the destructiveness of the body to the soul. In doing so, he holds up for our ridicule and scorn those lives devoted to bodily pursuits. (...) His misogyny, then, is part of his somatophobia: the body is seen as the source of all the undesirable traits a human being could have, ..." (Spelman 39)


*Feminist Theory And the Body: A Reader. 1999. 



그러다 기지개 한번 하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페북 타임라인을 내리다가 이런 아티클을 발견. 


Here's the Weird Reasons Why Ancient Statues Have Tiny Penises



그래, 이거 나도 조각상이나 사진 볼 때마다 궁금했던 거다. 

재밌었던 건 굳이 포스트를 눌러보이지 않아도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된다는 것.

남성의 신체 중 유일하게 unruly한 부위이니 최대한 조그맣게 표현하고 싶었던 거다. 커 봤자 무식한 이등시민에 가까워지는 거지.




그러고 생각한다. 이렇게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들의 희열이 있어서 다들 버티는 건가. 


온 우주가 200%의 시그널을 보내주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오늘도 이렇게 소소한 우연이 선사해준 작은 재미로 버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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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투둑투둑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때리는 빗소리. 


덕분에 오랜만에 찾아 듣는 노래.


정준일 목소리는 비 내리는 여름밤과 제일 잘 어울린다.


지금 막 정해버린 앞으로의 다짐.


1) 갈데 없는 막막함을 토해내고 싶을 때는 어떻게든 토해내자.

2) 어떻게든 "쓰는 나"를 좀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늘 여름 밤 덕택에 버틸 수 있었으니까, 이번 여름도 내 편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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