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http://www.gracehelmer.co.uk/South-East-London-Journal



7월도 다갔다. 실화냐.


7월엔 뭘 했나... 이놈의 몸뚱아리는 여전히 거추장스럽고 그나마 수영은 열심히 했네. 세계 선수권도 열심히 보고, 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랜덤한 사람들의 수영 일기도 탐독하고 (다들 어쩜 그렇게 자질구레한 것들을 신경쓰면서 수영하는걸까? 리커버리니 하이 엘보우니 엔트리니 8비트니 6비트니 등등등. 우리 선생님 입에서는 저런 말 생전 나온적이 없는데 다른 수영장에서는 강사님들이 저렇게 디테일하게 가르쳐주나 궁금하고. 그걸 다 기억하고 집에 돌아와서 적는것도 대단하다. 난 한 세 바퀴 돌면 몇바퀴 돌았는지도 까먹어버리는데...) 유튜브에 있는 각종 수영 동영상도 실컷 봤다.


오늘은 자유수영을 하는 마지막 날. 자유형 1km를 안 쉬고 한 뒤 나머지 영법들은 두세바퀴씩만 가볍게 돌았다. 7월이 이렇게 또 다갔다는 사실이 짜증스러워서 스트로크를 팍팍 꽂았더니 평소보다 빠르게 돌았는데도 안 힘들었다. 하지만 역시 무리했던 걸까, 허리가 이제서야 뻐근하다. 


어쨌든 내가 생각하는 수영의 가장 좋은 점은 세상 만사 결국 다 물처럼 부질없다는(?) 점을 온몸으로 깨닫게 해준다는 점 같다. 몸에 쓸데없이 힘 줘 봤자 오히려 저항만 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을 있는 힘껏 때려봤자 돌아오는건 요란하게 튀기는 물방울 밖에 없다. 필요한 건 오직 규칙적으로 호흡하면서 물과 내 몸의 흐름을 맞춰가는 것 뿐. 한참을 하다보면 사는 것도 수영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힘빼고, 부드럽게, 나만의 리듬을 갖는 프리 스타일. 물론 요새의 나는, 아니 나는 오랜시간 동안 너무 프리했고, 그래서 스타일이라는게 몽땅 사라져버린 히키코모리지만. 그래도 세어보니 이번 달에는 21번의 수영을 갔다. 이정도면 꽤 준수한 출석률. 부글부글 숨쉬면서, 첨벙첨벙 물을 차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 스타일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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